오늘 창세기 28장 10절부터 22절까지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기억하신 밤"이라는 제목으로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 의미 없던 하루가 나중에 인생의 이정표로 밝혀지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밤이 바로 그것을 보여 줍니다. 11절에 "한 곳에 이르러는"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도착하다"가 아니라 "우연히 부딪히다, 마주치다"라는 의미입니다. 야곱이 미리 잡아 둔 숙소가 아니라, 걷다가 해가 져서 어쩔 수 없이 걸린 자리라는 것입니다. 여관도 아니고 사람이 사는 집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돌을 머리맡에 두고 누운 들판이었습니다.
야곱에게 그 밤은 인생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형 에서의 손에서 도망쳐 허겁지겁 아무 준비도 없이 지팡이만 가지고 도망쳤던 바로 그날 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훗날 이 밤을 자기 이름의 주소로 사용하십니다.
첫째, 야곱에게는 아무 데나였지만 하나님께는 "그곳"이었습니다. 우연히 걸린 자리인데, 성경은 이곳을 부를 때마다 "그곳"이라고 정관사를 씁니다. 11절 한 절 안에서만 네 번이나 반복됩니다. 야곱은 아무 데나 누웠지만, 성경은 처음부터 정해진 자리처럼 말합니다. 12절에 "사닥다리가 서 있는데"라고 기록하는데, 이것은 스스로 선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단단히 세워 두었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그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다리를 세우지도 아니했고, 하늘 문을 두드린 사람도 야곱이 아니었습니다. 13절에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말씀하십니다. 잠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 위에 하나님께서 서 계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새벽 이 자리에 나오기 전, 우리가 자고 있었던 그 밤에도 하나님께서는 이미 서 계셨습니다. 오늘 하루를 "내가 붙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이미 붙들려 있다"라는 명제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야곱은 잊었고 하나님은 기억하고 계십니다. 야곱은 아침에 돌을 세우고 서원합니다. "내가 이 길에서 떡과 옷을 주시고 나로 평안히 돌아오게 하시면, 내 재산의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야곱은 하란에서 20년을 삽니다. 그곳에서 속고, 품삯이 열 번이나 바뀌고, 자식이 열둘이나 태어나고, 재산이 불어납니다. 그 20년 동안 야곱이 벧엘의 그 밤을 붙들고 있었다는 기록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사람은 은혜를 받은 날보다 은혜를 잊은 날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20년 뒤에 하나님이 먼저 그 밤을 꺼내십니다. 창세기 31장 13절에 "나는 벧엘의 하나님이라. 네가 거기서 기둥에 기름을 붓고 거기서 내게 서원하였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야곱이 잊은 서원을 하나님께서는 20년간 손에 붙들고 계셨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35장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십니다.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이라." 야곱의 인생에서 가장 초라했던 그 밤이 하나님이 자기를 소개하시는 주소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잊어버린 약속이 있을 것입니다. 그 약속을 하나 꺼내서 하나님 앞에 내어놓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을 이미 기억하고 계십니다.
결론을 맺습니다. 오늘 야곱이 본 그 사다리는 그날 밤 이후 다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벧엘의 돌기둥은 남았지만 사다리는 사라졌습니다. 그 사다리가 어디로 갔는지 예수님께서 대답해 주셨습니다.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요 1:51). 그러니 오늘 우리가 붙들고 있는 것은 내 기억력이 아닙니다. 나를 붙드는 것은 하나님의 기억입니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딤후 2:13).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하루 우연처럼 걸리는 자리마다 하나님이 먼저 그곳에 계셨음을 믿으시고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20년간 내 밤을 잊지 않으신 그분이 오늘 아침도 우리를 잊지 아니하시고 기억하심을 꼭 믿으시고, 오늘 하루도 주 안에서 승리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밤에 이미 사다리를 세우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잊은 약속까지 기억하시는 주님을 오늘 신뢰합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하루의 걸음마다 먼저 서 계셨던 주님을 보게 하시고, 지난 서원 하나를 오늘 다시 세우게 하여 주시옵소서. 참 사다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유튜브 자동자막을 정리한 설교 전문입니다. 실제 낭독 내용과 표현·인용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