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는 두 장면이 나란히 놓입니다. 하나는 하나님이 무지개를 두시며 다시는 세상을 홍수로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언약을 받은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 벌거벗은 채 쓰러진 장면입니다. 언약과 실수가 한 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내가 내 언약을 너희와 세우리니"(9:11). 노아가 무엇을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닙니다. 사람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에 근거한 언약입니다. 무지개는 사람이 하늘을 볼 때마다 다짐하라고 두신 것이 아니라, "내가 무지개를 보고 … 내 언약을 기억하리라"(9:16) 하신 대로 하나님이 스스로를 향해 두신 기억의 표징입니다. 무지개가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오늘도 나를 기억하시고 살피신다는 뜻입니다.
당대에 유일하게 의롭다 인정받은 노아도 포도주에 취해 무너졌습니다(9:21). 은혜받은 사람 안에도 연약함이 남아 있습니다. 목회자도, 장로도, 권사도 죄를 짓습니다. 위험한 것은 "나는 은혜가 충만하니 넘어지지 않는다"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노아보다 의롭지 않습니다. 늘 겸손히, 언제든 회개할 수 있는 자로 서야 합니다.
성경은 노아의 실수 뒤에 언약이 취소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무지개는 여전히 하늘에 걸려 있고, 하나님의 언약은 사람의 연약함보다 큽니다. 어제 넘어졌다고 오늘 아침 하나님 앞에 설 자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붙드시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입히셨고(3:21), 셈과 야벳이 노아의 수치를 덮었으며(9:23),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갈 3:27). 우리는 더 이상 벌거벗은 채 정죄 아래 있지 않고 그리스도의 옷을 입은 자입니다.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