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여종 하갈은 사라의 학대를 피해 광야로 도망칩니다. 아이를 밴 몸으로 오갈 데 없이, 고향 애굽으로 가는 길목 술 길 샘 곁에 주저앉아 있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찾아옵니다. 사자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네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16:8) 묻고, 돌아가라는 명령과 후손의 약속을 주십니다. 하갈은 그 하나님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엘로이)"(16:13)이라 부릅니다. 언약 족보 바깥에 있던 이방 여인에게 주어진 놀라운 은혜의 선언입니다.
하갈은 아브라함의 집에서도, 사라에게도 아무 가치 없는 존재였습니다. 광야로 도망친 것은 모든 관계에서 밀려났음을 뜻합니다. 그러나 그 연약한 여인을 찾아온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성경에서 구원의 역사는 언제나 사람이 먼저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사람을 찾으시는 것입니다.
사자는 그녀를 "사래의 여종 하갈아" 하고 신분과 이름을 함께 불렀습니다. 이름을 부르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처지와 자리까지 다 아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도 수가성 우물가에서 다섯 번 결혼에 실패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먼저 말을 거셨고(요 4:7), 뽕나무 위에 숨은 삭개오의 이름을 부르시며 "속히 내려오라"(눅 19:5) 하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 19:10).
하갈, 사마리아 여인, 삭개오 모두 낮아진 자리에서 하나님의 시선을 통해 새 정체성을 얻었습니다. 살피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허물을 들추어 정죄하시는 분이 아니라, 스스로 설명할 수 없는 광야와 나무 위의 자리까지 찾아오셔서 부르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