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은 지 13년이 지났습니다. 99세가 된 그에게 하나님이 다시 나타나셔서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엘 샤다이)"(17:1)로 자신을 계시하시고, 15장의 언약을 갱신·확장하시며, 이름을 바꾸시고 할례의 표징을 주십니다.
13년의 침묵 동안 아브라함은 하갈을 통한 인간적 방법으로 약속을 이루려다 실패했습니다. 하나님은 책망보다 먼저 이름을 계시하십니다. "엘 샤다이" — 풍성하게 공급하시는 능력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실패는 하나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가 그 능력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아브라함이 엎드립니다(17:3). 언약은 협상이 아니라 전능자 앞에 엎드림에서 시작됩니다. "이번만 해결해 주시면 제가 더 충성하겠습니다"라는 조건부 거래가 아닙니다.
'아브람'은 "존귀한 아버지"라는 뜻인데 자녀가 없었습니다. 이름과 현실이 어긋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더 큰 이름, '아브라함'("여러 민족의 아버지")을 주십니다(17:5). 인간적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현실에 맞춰 이름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이름에 맞게 현실을 만들어 가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를 열국의 아버지가 되게 하십니다. 사라도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됩니다(17:15-16).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소유권과 정체성이 전환되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아브라함의 정체성은 자신의 계획이나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정해졌습니다. 우리의 정체성도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 상속자,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이라는 이름은 내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옛 이름 — 과거의 실수, 남이 붙인 꼬리표, 스스로에 대한 낮은 평가 — 에 얽매여 산다는 것입니다. 그 이름 안에 거할 때, 하나님이 나를 그 이름대로 만들어 가십니다.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