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묵상 · 2026.09.09

내가 그를 위하여 담보가 되오리니

창세기 43:1-15 · 2026.09.09

본문 개관

창세기 42장은 무너진 야곱의 말로 끝났습니다.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함이로다"(42:36). 시므온은 애굽에 붙들려 있고, 그 사람은 베냐민을 데려와야 얼굴을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르우벤이 나섰습니다.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오지 아니하거든 내 두 아들을 죽이소서"(42:37). 그러나 야곱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침묵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 땅에 기근이 심하고"(1절). 사 온 곡식은 다 먹었습니다. 문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아무도 먼저 움직이지 않습니다. 베냐민 없이는 그 사람 앞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서 이번에는 유다가 나섭니다. 같은 위기 앞에서 두 사람이 내민 담보는 서로 달랐습니다. 무엇이 굳게 닫힌 야곱의 마음을 열었는지, 오늘 그것을 붙잡으시기 바랍니다.

묵상

1. 남을 걸고 내미는 담보

르우벤의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자기 두 아들의 목숨까지 걸었으니 그보다 더한 각오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그 말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손자를 죽이는 일이 아들을 잃은 아픔을 조금도 덜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값으로 내민 것이 자기가 아니라 남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책임져야 할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앞세우고, 내 몫은 뒤로 감춥니다. 그러나 남을 걸고 내미는 담보는 아무리 진심이어도 사람을 위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간만 흘렀고, 그 시간만큼 집안의 양식은 줄어들었습니다.

2. 자기 자신을 거는 담보

유다가 입을 엽니다. "내가 그를 위하여 담보가 되오리니 아버지께서 내 손에서 그를 찾으소서"(9절). 담보란 빌린 사람이 갚지 못하면 대신 갚겠다고 내 이름을 올리는 자리입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아서, 보증만은 가족에게도 함부로 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다는 돈이 아니라 목숨이 걸린 자리에 자기 이름을 올립니다. "내가 영원히 죄를 지리이다." 르우벤은 아들을 걸었고 유다는 자기를 걸었습니다. 이 차이 하나에 야곱의 입에서 "그리 할진대"(11절)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다가 여기까지 오는 데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아우를 팔자고 했던 사람이었고(37:26-27), 며느리 다말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한 사람이었습니다(38장). 그가 정말 달라졌는지는 다음 장에서 확인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오늘, 그는 남 대신 자기를 내놓는 자리에 처음으로 섰습니다.

3. 담보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야곱이 움직입니다. 그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예물로 담고, 자루에 되돌아온 돈에 갑절의 돈을 더해 들려 보냅니다(11-12절). 돌아온 돈은 갚아야 할 돈이라고 여긴 정직함이었습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마친 뒤에야 그는 베냐민을 내어놓습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14절). 엘 샤다이, 곧 전능하신 하나님은 벧엘에서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하시며 그에게 복을 주신 그 이름입니다(35:11). 여전히 베냐민만 붙들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남아 있지만, 야곱은 집을 떠나던 날부터 자기를 지켜 오신 그분 앞에 끝내 손을 펴 놓습니다.

유다의 담보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애굽 총리 앞에 서면 베냐민의 목숨도 자기 목숨도 그의 손을 떠납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참된 보증을 가리켜 보입니다.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느니라"(히 7:22). 유다는 목숨을 걸겠다고 말했지만 주님은 실제로 목숨을 내놓으셨고, 유다의 보증은 아우를 데려오는 데서 끝났지만 주님의 보증은 우리를 영원히 살리는 데까지 내려갔습니다. 누가 나 대신 나서 주기를 기다리십니까. 그 말은 이미 갈보리에서 다 이루어졌습니다.

오늘의 적용

  • 1책임져야 할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앞세우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오늘 한 가지는 내 이름으로 감당합니다.
  • 2미뤄 둔 일 하나를 오늘 시작합니다. 바라보고만 있는 동안 줄어드는 것은 시간과 양식뿐입니다.
  • 3내 힘으로 끝까지 지킬 수 없는 사람과 일을 하나 적어,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신 주님께 맡겨 드립니다.

기도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남을 앞세우고 자기는 뒤로 감추려 했던 저희 모습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유다처럼 제자리에서 책임을 지고 자기를 내어놓는 용기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한 뒤에는 그 손을 펴서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도 주시옵소서. 저희 힘으로는 끝까지 지킬 수 없는 자리마다, 저희를 위하여 값을 다 치르시고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새벽 주신 은혜로 오늘 하루를 살게 하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