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창세기 11장의 말씀을 통해 "흩어짐 속에 예비된 언약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창세기 11장은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1절부터 9절까지는 시날 평지에서 사람들이 하나를 이루어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려 했던 바벨탑 사건이고, 10절부터 32절까지는 셈으로부터 아브라함에 이르는 족보입니다. 언뜻 두 단락이 서로 달라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인간이 자기 이름을 내려고 하나 됨을 이루려던 시도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무너지고, 오히려 그 흩어짐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한 사람 아브라함을 통해 새로운 언약의 길을 예비하시고 이루어 가십니다. 그것이 오늘 창세기 11장의 내용입니다.
우리에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바벨 사람들은 흩어짐을 두려워했습니다. 이들이 탑을 쌓고 성읍을 건설하려 한 동기는 분명했습니다. 첫째, 인간의 힘으로 하늘에 한번 닿아 보자는 것, 둘째, 우리 이름을 내고 우리 영광을 취하자는 것, 셋째,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고 똘똘 뭉쳐 우리끼리 살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시도입니다. 바벨 사람들이 원했던 하나 됨은 하나님 안에서의 연합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 인간 스스로 쌓아 올린 성과 이름을 통한 결속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벨탑을 쌓고 성읍을 건설하는 그 뒤에는 하나님이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신앙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의 성취와 명성을 중심으로 뭉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신앙 공동체 안에서 드러나야 할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이지, "어떤 기관이 잘했다, 어떤 사람이 잘했다, 어떤 모임이 잘했다, 우리 목사님이 잘했다, 우리 교회가 잘했다" 하는 것은 우리가 경계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바벨 사람들이 성읍을 짓고 탑을 쌓는 것을 보시고 심판하러 내려오셨다고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심판인 동시에 하나님의 보호의 조치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바벨탑이 온전히 다 쌓아졌다면 누구의 이름이 드러났겠습니까? 그들의 조상 니므롯의 이름이 높아졌을지도 모르고, 후대의 리더격 인물의 이름이 올라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를 신격화하고 우상을 섬기는 죄악까지 범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신격화하고 우상을 만드는 것을 오히려 막으셨습니다. 이것이 심판 속에서 보여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을 흩으셨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에서 하나님께서는 그 흩어졌던 언어를 어떻게 하십니까? 다시 모으십니다.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각자의 방언으로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언어의 통일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바벨의 혼잡이 치유되고 참된 회복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을 보여 줍니다. 바벨탑의 저주가 복음 안에서 뒤집히는 사건이 바로 오순절입니다.
셋째, 하나님은 흩어짐 속에서도 언약의 계보를 예비하시고 준비하셨습니다. 바벨탑 사건 뒤에 바로 무엇이 나옵니까? 셈에서부터 아브라함에게 이르는 족보입니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흩어진 가운데서도 언약의 백성들의 계보를 이어 가게 하시고, 구원의 약속을 이루어 갈 준비를 예비해 두시고 또한 이루고 계심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기를 원하십니다. 바벨 사람들은 "우리 이름을 내자"라고 했지만, 정작 성경 역사에 남은 것은 그들의 이름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경에 남은 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셈의 계보와 아브라함의 이름이었습니다. 내일 보겠지만 창세기 12장 2절에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내가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라"라고 약속하십니다. 인간이 스스로 내려 했던 이름은 흩어져 사라지고,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세우시는 이름은 영원한 복의 통로가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러므로 우리가 교만하지 아니하고, 나의 이름과 나의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우리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리 이름을 내고자 했던 바벨 사람들의 교만을 오늘 나의 삶 속에서도 발견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혹 내가 나의 이름을 내려 했던 것이 있다면 회개케 하시고,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오직 십자가 뒤에 가려 주시는 은혜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여 주시고 나타내 주심에 온전히 순종하며 나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유튜브 자동자막을 정리한 설교 전문입니다. 실제 낭독 내용과 표현·인용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