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묵상 · 2026.09.15

나그네의 축복, 나그네의 고백

창세기 47:1-31 · 2026.09.15

본문 개관

지난번 창세기 46장에서 야곱은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확인하고 애굽으로 내려가 고센에서 요셉을 만났습니다. 오늘 47장은 그 야곱이 애굽의 왕 바로 앞에 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요셉이 형들과 아버지를 바로에게 소개하고, 바로가 백삼십 세 노인 야곱에게 나이를 묻습니다. 야곱은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 대답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왕을 축복합니다.

이어서 13절부터 26절은 계속되는 흉년 속에서 애굽 백성이 돈과 가축과 땅과 몸까지 바로에게 내어놓고 종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백성은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종이 되겠나이다" 하고 고백합니다. 마지막 27절부터 31절은 애굽 고센 땅에서 번성한 야곱이 죽을 날이 가까워 요셉에게 자기를 애굽이 아니라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고 맹세시키는 유언입니다.

오늘 본문은 한 사람의 고백 위에 서 있습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 험한 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왕을 축복하고, 값없이 은혜를 입은 자들이 종이 되겠다 고백하고, 풍성한 땅에 살던 노인이 약속의 땅에 묻히기를 원합니다. 그 세 장면에서 오늘 우리가 붙들 것을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묵상

1. 나그네가 왕을 축복하였습니다

8절에서 바로가 야곱에게 나이를 묻자 야곱은 자기 인생을 "나그네 길"이라고, 그것도 "험악한 세월"이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야곱의 인생은 자랑할 것이 없는 인생입니다. 형을 속이고 도망하였고, 외삼촌 라반에게 거듭 속았고,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잃은 줄 알고 이십여 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고백 속에서 야곱은 지금 바로 앞에 서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험한 인생을 산 노인의 입에서 축복의 말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7절과 10절에서 야곱은 바로를 축복합니다. 애굽에 얹혀살러 온 나그네가 온 세상에서 가장 힘 있는 왕을 축복한 것입니다. 이 험한 인생을 살았음에도 그의 입에서 축복이 나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 약속을 야곱이 끝까지 붙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바로보다 큰 자로 서 있는 이유는 그가 가진 것에 있지 않고 그가 붙든 약속에 있었습니다.

우리 가운데도 평탄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지만 험한 인생을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약속입니다. 느헤미야는 울고 있는 백성에게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하였습니다. 오늘 나의 힘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우리의 힘은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과 믿음에서 나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약속을 붙든 여러분은 힘이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 그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값을 치르고 산 것을 기억하십시오

13절부터 26절을 보면 흉년이 계속되면서 애굽 온 백성이 먼저 돈을 다 쓰고, 그다음 가축을 내놓고, 결국 자기 땅과 몸까지 바로에게 내어놓고 바로의 종이 됩니다. 그런데 25절에서 그들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종이 되겠나이다." 가진 것을 다 내놓고 몸까지 값으로 치러 종이 되면서도, 그들은 "우리가 은혜를 입었다"고 말합니다. 살아난 것이 은혜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애굽 백성은 자기 몸을 값으로 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값으로 내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값이 치러졌습니다. 값을 치른 사람들도 은혜를 입었다고 고백하는데, 아무 값도 치르지 않은 우리가 은혜를 입었다면 그 은혜가 얼마나 큰 것입니까. 바로 그 은혜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은혜입니다. 우리는 값으로 산 것이 되었고, 그 값은 우리 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였습니다.

그러므로 값을 치르고 사신 바 된 우리의 삶을 우리 것인 양 살아서는 안 됩니다. 살아난 애굽 백성이 종이 되겠다고 고백한 것처럼, 우리도 아무 값 없이 살리신 주님 앞에서 "내가 주의 은혜를 입었으니 주의 것으로 살겠습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오늘 우리가 받은 그 은혜를 먼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3. 나그네는 본향을 바라보고 유언하였습니다

27절은 야곱과 그 가족이 애굽 고센 땅에서 생업을 얻고 생육하며 번성하였다고 기록합니다. 하나님은 약속의 땅이 아닌 곳에서도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언약의 백성을 지키셨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복을 받고 풍성하여졌다고 해서 그 땅이 약속의 땅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야곱은 죽을 날이 가까웠을 때 요셉에게 유언합니다. 나를 애굽에 장사하지 말고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 번성한 땅에 묻히지 않고 약속의 땅으로 가겠다는 고백입니다.

야곱은 바로 앞에서 평생을 나그네로 살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땅에서는 다 외국인과 나그네였다고 하면서, 그들이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였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다고 증언합니다. 야곱의 소망의 좌표는 애굽의 풍요가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 그리고 그 너머의 본향에 있었습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아무리 풍족하여도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가 아무리 빈약하여도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하고 고백하였습니다. 야곱이 가나안에 묻히기를 원했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본향으로 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도 그 본향을 바라보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적용

  • 1오늘 내 길이 험하게 느껴진다면, 야곱처럼 내가 붙든 것이 하나님의 약속임을 다시 확인하십시오. 형편이 아니라 약속이 나의 힘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힘이 있는 사람입니다.
  • 2아무 값도 치르지 않고 살리심을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값 주고 사신 바 된 이 삶을 내 것인 양 쓰지 마십시오. 오늘 하루 "내가 주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하고 고백하며 주의 것으로 사십시오.
  • 3지금 있는 자리가 풍족하든 빈약하든 여기가 끝이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이 땅의 풍족함에 마음을 다 내어 주지 말고, 하늘 시민권을 가진 나그네로 본향을 바라보며 사십시오.

기도

거룩하신 아버지 하나님, 은혜와 사랑을 감사드립니다. 평생 나그네 길을 걸어가는 우리를 붙들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 서 있는 자리가 낮아 보여도 우리가 붙든 것이 주님의 약속임을 잊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값을 치르고 사신 바 된 우리의 삶을 우리 것인 양 살지 않게 도와주시고, 이 땅의 풍족함에 마음을 다 내어 주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를 위하여 하늘의 본향을 예비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