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묵상 · 2026.09.16

엇바꾸어 얹으신 손

창세기 48:8-20 · 2026.09.16

본문 개관

창세기 48장은 야곱이 병들어 죽을 날이 가까웠다는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요셉이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옵니다. 임종을 앞둔 노년의 야곱이 침상에서 두 손자에게 손을 얹고 축복하는 장면이 오늘 본문입니다.

그런데 이 축복에는 뜻밖의 장면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야곱은 오른손을 장자 므낫세의 머리에 얹지 않고, 손을 엇바꾸어 둘째인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습니다. 요셉이 그것을 말리며 아버지의 손을 옮기려 하자 야곱은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라고 대답합니다. 눈이 어두워 실수한 것이 아니라, 알고도 그렇게 한 것입니다.

이 엇바꾸어 얹으신 손 안에 성경 전체가 말하는 은혜의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세워 놓은 순서와 자격을 따라 복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묵상

1. "내 것이라"고 하신 선언

야곱은 두 손자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애굽에서 내가 낳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내 것이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손자를 아들로 삼겠다는 말입니다. 이 한마디 때문에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훗날 가나안 땅에서 야곱의 아들들과 나란히 지파의 기업을 물려받게 됩니다. 두 사람이 무슨 자격을 갖추어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은혜로 선언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자녀와 손자에게 건네는 은혜의 말은 이렇게 그들에게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은혜의 선포가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오늘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나중 된 자를 택하시는 하나님

야곱의 손이 어긋난 것은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성경을 돌아보면 이 손길이 낯설지 않습니다. 가인이 있었지만 동생 아벨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먼저 태어난 이스마엘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이삭을 언약의 자손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형 에서가 있었지만 하나님은 차자였던 야곱을 택하시고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에브라임이 므낫세보다 더 큰 복을 받습니다. 사람이 세운 순서와 자격이 그 자리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그 자리를 정합니다. 야곱은 자신이 몸으로 겪어 아는 그 은혜를 이제 손자들의 머리 위에 그대로 얹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3. 기르시고 건지신 하나님

축복의 말 가운데 야곱은 자기 출생으로부터 지금까지 자기를 기르신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또 자기를 모든 환난에서 건지신 여호와의 사자께서 이 아이들에게 복을 주시기를 구합니다. 형에게 쫓기던 날도, 라반의 집에서 속던 날도, 아들을 잃은 줄 알고 울던 날도, 그를 기르고 건지신 하나님이 계셨다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이 고백은 미래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내가 병들어 죽어도 하나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고 반드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말입니다. 부모가 마지막으로 자녀를 불러 남기는 유언이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지켜 주신 하나님이 내 자녀와 후손도 지켜 주시리라는 소망입니다.

야곱이 손자를 향해 "내 것이라" 선언한 이 모습은, 하나님이 우리를 자격이 아니라 선언으로 아들 삼으신 그 은혜의 그림자와도 같습니다. 하나님이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고, 때가 차매 그 아들을 보내사 우리를 속량하시고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이라,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하신 그 선포가 오늘 우리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적용

  • 1내가 내세우던 순서와 자격을 오늘 하루 내려놓고, 나를 아들 삼으신 하나님의 선언을 붙잡고 살아갑시다.
  • 2가족과 이웃에게 은혜의 말을 건넵시다. 그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 3지나온 환난을 헤아려 보며, 그때 나를 건지신 그 손이 오늘도 나와 함께 계심을 기억하며 하루를 시작합시다.

기도

살아 계신 아버지 하나님, 에브라임에게 손을 얹으셨듯 우리에게도 자격 없이 은혜의 손을 얹어 주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가 내세우는 순서와 자격을 내려놓게 하시고, 우리를 아들로 삼으신 그 선언을 하루 종일 붙잡고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가 지나는 환난 가운데서도 우리를 건지시는 그 손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계심을 잊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입술로도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은혜의 말을 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아들 삼아 주신 거룩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 위 내용은 설교 요약입니다. 실제 강단에서 선포한 내용과 표현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